"아버지!" 하고 내 입술로 되뇌이면,
내 안의 섬세한 잎맥의 나뭇잎을 쓰다듬고 지나가는 바람소리가 들려요.
바다가 보이는 어느 창 넓은 횟집에서
딸이 부어준 맑은 소주 한잔으로 인생의 갈증을 적시면서
그 바다보다 더 잔잔한 음성으로 말씀하셨지요.
"바다가 참 잔잔하다...."
아버지의 그 음성을 따라가다 보면, 잔에 채워진 소주보다 더 맑은
아버지의 눈 속에 잠긴 제가 보여서, 늘 안스러운 모습의 어린 딸이 보여서,
아버지가 따라준 소주 한잔으로 저도 가슴을 적셔봅니다.
그렇게 소주 한잔으로 가슴이 흠뻑 젖은 아버지와 딸은 바다를 바라봅니다.
바다를 설레게 하는 물길을 만들며 하얀 배가 지나가고, 순한 날갯짓의 갈매기가 날고,
자맥질하는 물고기들의 꿈을 풀어놓은 아버지의 너른 바다가 딸의 가슴 속으로 들어옵니다.
너무도 벅차 "아버지!" 하고 또다시 되뇌여 보면
푸른물결 출렁이며 제 가슴을 조율하는 파도소리가 들립니다.
출처 : 삶, 명상 그리고 호두마을
글쓴이 : 솔솔 원글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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