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봄 밤

그러한 2008. 9. 5. 13:51

 

부활절 날 밤

겸손히 무릎을 꿇고

사람의 발보다

개미의 발을 씻긴다

 

연탄재가 버려진

달빛 아래

저 골목길

 

개미가 걸어간 길이

사람이 걸어간 길보다

더 아름답다.

                                       

 

 

- 정호승, <봄 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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