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나누고 싶은 글

예수의 족보 간의 차이는?

그러한 2012. 1. 14. 14:37

 

 

예수의 족보 간의 차이는?

  모든 성경은 하느님의 영감으로 기록되었다(2티모 3,16). 성령께서 성경이 기록될 때 모든 오류로부터 보호하셨기 때문에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일점일획도 폐할 수 없다(마태 5,18). 그런데 성경은 이러한 신앙을 가진 우리를 때때로 곤혹스럽게 만든다. 그런 문제들 중의 하나는 병행 기사의 차이점이다. 같은 사건이나 내용을 다루는 성경의 두 기사가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든다. 왜 그런 차이점이 나타나는가?
우리는 본 연구에서 그 한 예인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에 나타난 예수의 족보 사이의 차이점을 고찰해 보고자 한다. 예수의 두 족보가 차이를 보이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것은 예수의 혈통과 역사성에까지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는 것이다.

1. 차이점

1) 기록 순서
  기록 순서를 살펴보면 뚜렷한 차이점이 나타난다. 마태오복음은 아브라함부터 아래로 내려가는 서술방식을 취했고, 루카복음은 거꾸로 예수로부터 올라가는 방식을 취했다. 또 하나의 차이점은 마태오복음은 아브라함부터 예수까지 기록되어 있으나, 루카복음은 예수로부터 아브라함을 거쳐 아담과 하느님까지 기록되어 있다.

2) 다윗 이전
  아브라함부터 다윗까지는 대체로 일치하나, 부분적인 차이점이 드러난다. 마태오복음에서는 헤츠론과 암미나답 사이에 람 이라는 한 사람만 나타나고 있는 데 반해, 루카복음에서는 아드민과 아르니 두 사람이 나타난다.

3) 다윗 이후
  다윗 이후로는 두 족보가 많은 차이점을 보이고 있다. 먼저 세대수를 보면 마태오복음은 28세대인 데 반해 루카복음은 42세대나 된다. 따라서 시간적으로 꽤 차이가 나는데, 한 세대를 대략 30년 정도로 잡으면 두 족보 간에 420년이라는 커다란 간격이 생긴다. 또한 이름도 판이하게 다르게 나타난다. 마태오복음은 다윗 이후에 솔로몬을 거쳐 야곱으로 내려오는 데 반해 루카복음은 나탄을 거쳐 엘리에게로 내려온다. 물론 이중에는 일치하는 이름들도 간혹 있긴 하지만 그것조차 동명이인인지 확인할 방법이 없다. 왜냐하면 각 이물간의 시간적 간격이 너무 크기 때문이다. 그래서 성경의 무오성을 믿고 그것을 증명하고자 하는 보수주의 학자들은 두 족보의 다른 이름을 가진 사람들이 서로 다른 인물이라고 보려고 한다. 반면에 비평주의 학자들은 그들을 동일인물, 즉 이명동인(異名同人)으로 보려고 하는 경향이 강하다.

2. 해결을 위한 시도
  예수의 두 족보가 보이는 차이점에 대해서는 몇 가지의 해석이 시도되어 왔다. 이 문제를 명쾌하게 해결 해 주는 답은 없지만, 다음과 같은 해결책들이 제시되어 왔다.

1) 서로 다른 족보라는 견해
  마태오복음과 루카복음의 족보가, 서로 다른 족보를 기록한 것이라는 견해는, 많은 사람들에 의해 받아들여지고 있다. 그러나 최근의 신약학계에서는 별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이 견해는 두 가지의 형태를 띤다. 하나는 마태오복음의 족보는 요셉의 족보이고, 루카복음의 족보는 요셉이 엘리의 데릴사위가 되어 장인의 족보를 따른 법적 족보, 즉 마리아의 족보라는 것이다, 예수가 마리아에게서 나셨음을 생각해 볼 때 일리가 있어 보인다. 또 하나는 마태오복음의 족보는 왕으로 오신 예수를 소개하기 위하여 다윗의 자손으로 기록한 다윗 왕가의 족보이고, 루카복음의 족보는 제사장으로 오신 예수를 묘사하기 위한 제사장의 족보라는 것이다. 이 견해 역시 제사장, 왕, 선지자로서의 예수그리스도의 여러 특성들을 보여 주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일리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2) 동일족보라는 견해
  그러나 이 두 족보가 동일한 족보라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여기에도 두 가지 설이 있는데, 루카복음의 족보가 상세한 족보이고 마태오복음의 족보는 마태오가 독자들이 기억하기 쉽도록 중간 중간을 생략하며 14대로 맞춘 것이라는 것이다. 또 두 족보가 동일한 족보인데 다만 동일 인물들을 서로 다른 이름으로 표기하고 있을 뿐이라는 것이다.

3. 각 족보의 의미

1) 마태오의 족보
마태오는 예수의 족보를 아브라함에게서 시작함으로 하느님께서 그에게 하신 축복을 상기시킨다(창12:2-4). 이 약속에는 이스라엘을 통한 모든 족속의 축복이 언급되어 있다. 그러므로 예수의 족보는 하느님의 은총과 축복이 흘러온 거룩한 선(line)을 의미한다. 마태오는 예수의 족보를 통하여 하느님께서 구약 시대로부터 늘 이방인을 염두 해 두셨다는 것과, 이스라엘의 특권은 그들의 혈통이나 도덕적 순결에서 온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선택과 은총에서 온 것이라는 사실을 교훈한다. 그는 또한 이스라엘의 순수하지 못한 역사에도 불구하고 하느님의 축복과 은혜 약속은 하느님 자신의 신실하심에 의하여 지속되어 왔다는 것을 교훈한다. 예수 그리스도가 다윗과 아브라함의 후손이라는 의미는 유대인들의 생각처럼 생물학적이며 실제적인 것이 아니라 계약적이며 영적인 것이다. 마태오 족보의 핵심은 14×3이라는 숫자가 상징하는 의미이다. 그러므로 마태오의 족보가 제시하는 예수는 하느님의 예언과 축복을 성취하는 메시아적 왕이다.

2) 루카의 족보
  루카의 족보에서 두르러지게 나타나는 특징은 없다. 아마도 루카는 단순한 역사적 관심과 관점을 가지고 족보를 나열한 것으로 보인다. 또한 그의 족보에서 마태오의 경우와 같은 숫자적 상징을 찾는 것도 불가능하다. 루카는 예수를 아담에게까지 결부시킴으로 예수의 메시아직이 세계적임을 암시한다. 루카는 하느님의 구속의 보편성에 관심을 가지고 전 인류의 구원을 강조하기 위하여 이 족보를 기록한 것으로 보인다.

  예수의 족보가 상이하게 기록되었다는 것은 우리를 당황하게 만들지만 우리가 각 복음서의 특징과 기록 목적 그리고 사상 등을 연구해 나갈 때 이러한 차이점에 대한 의문도 쉽게 풀린다. 결국 예수그리스도의 복음을 4복음서가 서로 다른 관점과 시각에서 조명하고 추적해 가고 있음을 이해한다면 복음서들 중의 몇 군데서 나타나는 차이점들은 별로 큰 문제가 된지 않는다. 아니 오히려 그 차이점으로 인해 각 복음서의 특징과 사상을 더 잘 이해할 수 있게 되며, 하느님의 복음의 풍성함을 발견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하느님과 예수그리스도의 풍성함을 전하기 위하여 노력해야 한다.       - 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