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識]/on 명상

나눔 명상

그러한 2012. 3. 16. 15:41

 

 

60조 개나 된다는 우리 몸의 세포가 꽃잎으로 되어 있다고 상상해 봅니다.

 

꽃몸이 되어 바람이 세차게 부는 바닷가 절벽 위에 서 있습니다. 두 팔을 벌리고 서 있습니다.

바람이 몸에 감기니 몸의 꽃잎 세포들이 날아갑니다.

바람이 생각하는 신체 부위만 세차게 불어댑니다.

먼저 머리 부분에 세찬 바람이 불어와 머리에 있는 꽃잎 세포를 날려 버립니다.

바다 같은 파란 하늘로 분홍색 꽃잎들이 흩어져 날아가고 있습니다.

머리의 꽃잎 세포가 다 떨어져 나가 머리가 허공이 되었습니다.

목 부분의 꽃잎 세포가 바람에 날리고 목이 텅 빕니다.

 

두 팔에 바람이 불어와 꽃잎 세포가 다 날아가 버려 두 팔이 허공이 되었습니다.

양쪽 어깨에 바람이 세차게 불어 꽃잎 세포가 날아가 허공이 되고,

몸통에 바람이 불어 꽃잎이 다 떨어져 나가 몸통이 허공이 되었습니다.

아랫배 엉덩이에 바람이 불어 그곳에 있는 꽃잎이 떨어져 나가 허공이 되었습니다.

두 다리에 바람이 불어 그 곳에 있는 꽃잎이 다 떨어져 나가 허공이 되었습니다.

 

내 몸은 사라졌지만 이런 생각을 하고 있는 것을 아는 마음은 남아 있습니다.

그 아는 마음으로 생각이 무엇을 하는지 보세요.

 

여러분은 바다 속의 작은 물고기 알입니다.

이제 알을 깨고 나와 어린 물고기가 되었습니다.

너무 작아 먼지 같이 물 속에 떠 있습니다. 작은 몸이 점점 자라납니다.

손가락만하게 자라고 손바닥만하게 커지고 팔뚝크기 만큼 자랐습니다.

점점 더 자라서 내 몸 만큼 커지고 계속 자라서 대형버스 만큼 큰 몸이 되었습니다.

바다를 가르며 헤엄치며 살다가 어느새 수명이 다 되어 힘이 빠져 버렸습니다.

파도가 어느 바닷가 모래톱에 내 몸을 밀어 놓았습니다.

곧 숨을 거둘 것 같습니다.

 

내 몸은 신비한 효능이 있어 아픈 사람이 먹으면 치유가 되는 힘이 있습니다.

마음이 슬픈 사람이 먹으면 위로를 받고, 싸우는 사람이 먹으면 화해를 하고,

화를 잘 내는 사람이 먹으면 성격이 유순해지고, 배고픈 사람이 먹으면 든든해지고,

아둔한 사람이 먹으면 지혜로워지는 등 그 효능을 말로 헤아릴 수 없습니다.

생각만 하면 그냥 자신의 몸이 뜯겨져 생각하는 대상에게 전달된다고 할 때

각 몸 부위를 누구에게 나누고 싶습니까?

 

뼈 조각 하나 남지 않도록 자신을 다 나누어 보세요.

시간을 가지고 다 나누어 보세요.  

몸을 주면서 어떤 생각과 느낌이 일어나는지

내 몸을 받는 상대방은 어떤 상태인지 마음의 눈으로 바라보세요.

또 그 상대방을 바라보는 내 마음은 어떤지도 바라보세요.

 

 

- 김남선, <생활명상>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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