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선 물 - 나태주

그러한 2012. 3. 24. 14:04

 

선 물  

 

나태주

 


나에게 이 세상은

하루 하루가 선물입니다.

아침에 일어나 만나는

밝은 햇빛이며 새소리,

맑은 바람이 우선 선물입니다

문득 푸르른 산 하나 마주했다면

그것도 선물이고

서럽게 서럽게 뱀 꼬리를 흔들며 사라지는

강물을 보았다면 그 또한 선물입니다

한낮의 햇살 받아

손바닥 뒤집는

잎사귀 넓은 키 큰 나무들도 선물이고

길 가다 발 밑에 깔린 이름 없어 가여운

풀꽃들 하나 하나도 선물입니다

무엇보다도 먼저 이 지구가

나에게 가장 큰 선물이고

지구에 와서 만난 당신,

당신이 우선적으로

가장 좋으신 선물입니다

저녁 하늘에 붉은 노을이

번진다 해도 부디

마음 아파하거나

너무 섭하게 생각지 마서요

나도 또한 이제는 당신에게

좋은 선물이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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