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소낙비

그러한 2012. 6. 27. 20:32

 

 

소낙비

 

- 양병집 번안, 이연실 노래


 
어디에 있었니 내 아들아
어디에 있었니 내 딸들아
나는 안개 낀 산속에서 방황했었다오
시골의 황토길을 걸어다녔다오
어두운 숲 가운데 서있었다오
시퍼런 바다 위를 떠다녔었다오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보았니 내 아들아
무엇을 보았니 내 딸들아
나는 늑대의 귀여운 새끼들을 보았소
하얀 사다리가 물에 뜬 걸 보았소
 보석으로 뒤덮인 행길을 보았소
빈 물레를 잡고 있는 요술쟁일 보았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무엇을 들었니 내 아들아
무엇을 들었니 내 딸들아
나는 비오는 날 밤에 천둥 소릴 들었소
세상을 삼킬 듯한 파도 소릴 들었소
성모 앞에 속죄하는 기도 소릴 들었소
물에 빠진 시인의 노래도 들었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누구를 만났니 내 아들아
누구를 만났니 내 딸들아
나는 검은 개와 걷고 있는 흰 사람을 만났소
파란 문을 나오는 한 여자를 만났소
사랑에 상처 입은 한 남자를 만났소
남편 밖에 모르는 아내도 만났소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어디로 가느냐 내 아들아
어디로 가느냐 내 딸들아
나는 비 내리는 개울가로 돌아갈래요
뜨거운 사막 위를 걸어서 갈래요
빈 손을 쥔 사람들을 찾아서 갈래요
내게 무지개를 따다 준 소년 따라 갈래요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소낙비 
끝없이 비가 내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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