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편 지

그러한 2014. 1. 4. 20:53

 

편 지

 

- 김남조

 

 

그대 만큼 사랑스러운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대 만큼 나를 외롭게 한 이도 없었다.

이 생각하면 내가 꼭 울게 된다.

 

그대 만큼 나를 정직하게 해 준이가 없었다.

내 안을 비추는 그대는 제일 영롱한 겨울

그대의 깊이를 다 지나가면

글썽이는 눈매의 내가 있다.

나의 시작이다.

 

그대에게 매일 편지를 쓴다.

한 구절을 쓰면 한 구절을 와서 읽는 그대

그래서 이 편지는

한 번도 부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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