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꽃은 단 한번만 핀다

그러한 2014. 1. 15. 14:02

 

 

꽃은 단 한번만 핀다

                                       

- 백무산

 

 

물이 빗질처럼 풀리고

바람이 그를 시늉하며 가지런해지고

봄이 그 물결을 따라

흔들리며 환한 꽃들을 피우네

 

새 가지에 새 눈에

눈부시게 피었네

 

꽃은 피었다 지고

지고 또 피는 것이 아니라

 

같은 눈 같은 가지에

다시 피는 꽃은 없다

언제나 새 가지 새 눈에 꼭

한번만 핀다네

 

지난 겨울을 피워올리는 것이 아니라

지상에 있어온 모든 계절을

생애를 다해 피워올린다네

 

언제나 지금 당장 모든 것을

꽃은 단 한번만 핀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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