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오지 중의 오지로 숨어들어온 이들이 처음부터 이렇게 험하디 험한 산길을 잘 달릴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렇다고 굶어죽을 수는 없는 일, 반드시 사슴을 좇아야 했고 잡아야 했다.
어떻게 해야 사슴을 잘 잡을 수 있었을까?
삶의 터전을 잃고 도망쳐왔다는 피해의식 속에서 억지로 달리는 게 나았을까,
아니면 이렇게라도 살아갈 수 있으니 감사하다며 웃으면서 달리는 게 더 나았을까?
어느 쪽이 이 부족의 적응력을 높이고 오늘날까지 이 부족을 살아 있게 했을까?
그들은 즐겁게 달려야 힌다는 걸 알았고, 즐겁게 달릴수록 훌륭한 삶을 살 수 있다는 걸 알았다.
이것이 타라우마라 부족의 비결이었다. 어쩔 수 없는 호구지책으로 달리는 게 아니라 더 나은 삶을 위해 달렸다.
그래서 더 잘 달릴 수 있었고 더 훌륭한 사슴 사냥꾼이 될 수 있었다.
바람처럼 눈앞에서 사라지는 사슴이라도 이틀 내내 웃으면서 줄기차게 끝까지 달려가면
결국 잡을 수 있다는 것을 믿고 달린 덕분에 전설의 부족이 될 수 있었다.
자신의 삶을 사랑하는 사람만이 해낼 수 있는 일이었다.
- 서광원, <살아 있는 것들은 전략이 있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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