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빈자의 양식

민들레

그러한 2016. 1. 22. 16:11

 

 

민들레

 

- 김소영(용문고등학교 2학년-2015)

 

 

처자의 노오랗게 물들어진

쩗은 스커트는

달달한 향수냄새를 풍기며

매끄런 허벅지 자태나 뽐내며 내놓는

얕은 추파

길거리의 온갖 벌 나비

꼬여내고 다녔을 적에는

몰랐을 것

 

그러다,

셀 수 없는 나날들이

세상 저 뒤편으로 사라진 무렵이면

젊은 처자는,

허리 굽고 골골한 노파가 되고 마는데

그제서야 알까.

저 누렇게 변질된 잿빛 고무줄바지에

쿰쿰한 흙내음이나 나는

친근하게 자식새끼 불러제낄 적에는

알았을까

 

홀 홀 홀

한줌뿐 하루하루가

보송한 솜방울로 마침내.

허공에 닿았을 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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