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정의 변화를 가장 관찰하기 쉬운 것이 '기분'이 아닐까.
쉽게 들뜨고 쉽게 가라앉고 쉽게 무덤덤해져버리는 통칭, 그 '기분' 이란 녀석.
오늘은 오랫만에 무덤덤한 기분이 하루종일 지속되었다.
자칫 무관심을 무심으로 착각하기 쉽고,
방관을 객관으로 착각하기 쉽고,
무덤덤을 평온으로 착각하기 쉬운 것 같다.
약간 방관적이고 무관심해져 있는 무덤덤한 기분.
그것은 그 상황에 떨어진 듯한, 세상 일에 홀로 초연한 듯한, 묘한 국외자적인 우월감을 선사한다.
그리고 의외로 그 묘한 감정상태에서 빠져나오기가 쉽지 않다.
( 그래서 내 자신의 '묘한'한 기분 상태를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상태로 간주한다.
그것은 의외로 미묘하고 매혹적인 적이다.)
하지만, 묘하거나 말거나
나는 내 자신을 아예 무심이나 객관이나 평온 그 자체의 유지가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를 앉는다.
내 경우에 그렇다는 소리다.
그래서 자칫 헷갈리기 쉬운 상태는
무조건 무관심해 있거나, 방관되어 있거나, 무덤덤해져 있다고 여긴다.
그리고 무덤덤한 상태에서는 대개 내 기분은 십중팔구는 가라앉아버린다.
가라앉아버린다면 그 원인 또한 존재한다.
내 경우, 무덤덤해서 가라앉아버리는 기분 상태가 되는 것은 대개
'나'를 걱정하는... 내 불행, 자기 연민에 빠져 있거나,
'나'를 만족시켜줄 어떤 꺼리를 찾아 방황하고 있는 순간이다.
내 기분은 평균적으로 쉽게 가라앉는 성향이 짙음으로
우선 그 상태를 벗어나기 위해 다소 의식적으로라도 명량, 활기차려고 노력한다.
왜 활기차야하는가
왜 활기찬 기쁨을 지녀야하는가
라는 질문을 자신에게 해본다.
무상은 모든 것이 변한다는 소리다.
그렇다면 그것은 모든 것은 움직인다는 뜻이기도 하다.
움직임, 그것은 활성이며 동성이다.
움직임의 성질, 그 자체가 기쁨의 성품을 띄고 있다고 나는 생각한다.
( 기쁨에 차 있을 때, 자신을 보라. 마음이 들 떠 움직이고 있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슬픔에 차 있을 때, 자신을 보라. 마음이 가라앉아 정지해 굳어있는 것이 느껴질 것이다.)
움직이는 것, 살아있는 모든 것들이 누리게 되는 성품,
그 것 중에 하나는 '기쁨'이 아닐까.
( 문제는 그 움직임이 한결같이 원활하고 자연스럽게 움직이지 못하게
그 기쁨을 계속 붙잡아두고 싶은 자아의 개입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 자아의 개입으로 인해 그 기쁨을 순수한 기쁨으로 느끼지 못하고 그 기쁨이 갈라져버린다.
기쁨과 기쁨에대한 집착으로...만족과 불만족으로...쾌락과 두려움으로...
우리는 순수한 기쁨 상태를 맛 봄에서 끝나지 못하고
그 기쁨이 지속되고 영속되길 바라는 자아의 개입상태가 시도된다.
그래서 그 자아, 관찰자로 인해
두개의 조각난 마음 사이에 알력이 생기고 그로인해 괴로움을 느끼게 된다.)
암튼
존재한다는 것, 그것 자체가 이미 기쁨의 성품을 띄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사람들은 늘 변하는 그것에대해, 변하지 않는 어떤 것을 바란다.
어느 특정한 순간에 머물고 싶어하며 특정한 경험이 반복되길 요구한다.
즉, 괴로움은 갈라진 마음
그 갈등에서 오는 것이지 그 변한다는 그것 자체가 괴로움을 주는 것은 아니라는 뜻이다.
다시 말해 무상해서 괴로운 게 아니라
무상은 늘 그렇하지 않은 자연의 상태에대한 표현일 뿐
그것 자체가 괴로움의 성질을 띈 것이 아니라는 소리다.
오히려 무상하기엔 삶은 늘 변화할 수 있고, 새로울 수 있고, 신성할 수 있는
'기쁨'의 원천이라고 생각한다.
또 다시 자신에게 묻는다.
왜 기뻐야하는가
기쁠 이유는 없다.
이유가 없어도...조건이 없어도 기뻐야한다.
그래야 진실로 기쁨이다.
이유가 있고 조건이 필요하다면 그것은 변하는 것이고 늘 그러하지 않는 苦다.
그 마음은 그 조건에대한 집착을 낳고, 그 집착에대한 만족과 불만족이 동시한다.
마음이 두개로 갈라져버린 상태.
그것은 분열이며 갈등이며 모순이다.
다른 건 생각하지 말고,
우선은 이 덤덤한 기분 상태에서 빠져나와야한다.
그것에대한 정확한 사유는 우선 빠져나온 후에 해야지, 그렇지 않으면
그 이유를 찾아서 방황하고 기분이 가라앉는 상태가 지속되기 쉽다.
감정과 기분의 변화에 휘둘리지 않는 그 날이 왔음 좋겠다.
안정된 기운을 위하여...
새롭게 시작되는 모든 순간을 위하여... 휴~~
그러나, 오늘은 육체적으로 몹시 휴식이 필요한 날이다.
그 무덤덤하고 가라앉은 기분은
육체적인 피로감이 감정에 영향을 미친 것이 출발인 것으로 보이나,
대책없이 후반부로 계속 넘어가게 방치한 것은 분명히 잘못한 거다.
그 육체적 고통과 피로감이 정당했든 그렇지 못했던지는 중요하지 않다.
이미 컨디션 조절에 실패했고, 끄달렸다는 건 모두 전적으로 내 잘못이다.
스스로를 위하여 화이팅을 해본다.
힘내자, 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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