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짠차 문답] 업(業, karma)이란 무엇입니까?

 

문      업(業, karma)이란 무엇입니까?

 

답      업은 행위이자 집착입니다.

어떤 것에 집착하게 되면 우리의 몸[身]과 말[口]과 마음[意]은 모두 업을 짓게 됩니다. 그 업은 장차 우리를 괴로움에 빠져 들게 만듭니다. 그것이 바로 집착의 열매이고 과거에 일으킨 번뇌의 열매입니다. 우리가 어렸을 때 잘못을 저질러 부모님이 화를 내며 꾸짖으면, 당장은 화가 치밀어도 얼마 후에는 잘못을 깨닫게 되듯이, 업도 그와 같습니다. 모든 것은 원인에 의하여 조건 지어집니다. 몸뿐 아니라 말과 생각도 미래의 어떤 결과들에 대해 조건을 만든다는 사실을 잊지 마십시오. 그렇다고 해서 과거, 현재, 미래의 일들을 헤아리느라 온 신경을 쓸 필요는 없습니다. 오로지 지금 이 순간, 몸과 마음을 관찰하는 데 전력을 기울이기만 하면 됩니다. 자신의 마음을 지켜보면 자신의 업을 가늠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수행을 하면 분명히 보일 것입니다. 오랜 수행 끝에 자연히 알게 됩니다. 다만 타인의 업은 그 자신의 몫으로 맡기십시오. 어떤 것에도 집착하지 말고 남에게 신경 쓰지 마십시오. 자신이 독을 지니고 있으면 괴로움을 당할 사람은 바로 자신입니다. 그대가 그것을 나와 함께 나누어 가질 필요는 없습니다. 스승이 그대에게 베풀어 주는 이로움을 거두십시오. 그러면 그대의 마음도 스승의 마음처럼 평온해 질 것입니다.

 

 

문      마음이 본래 청정하다는 것은 수행을 할 필요가 없다는 뜻인가요?

 

답      그런 의미가 아닙니다. 청정함에 조차도 집착해서는 안 됩니다. 우리는 모든 이중적 개념, 즉 악과 선, 청정과 부정을 넘어서야만 합니다. 자아와 무아, 태어남과 죽음도 초월해야 합니다. 다시 태어나게 될 자아를 본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입니다. 진정한 청정은 경계가 없고 손 닿을 수 없는 것으로, 모든 상대적, 창조적 개념 너머에 있습니다.

우리는 오로지 불·법·승 삼보에 귀의할 뿐입니다. 이는 이 세상에 출현하는 모든 붓다들이 남기는 유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