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들 놀이
마을을 다니다 보면 아이들의 놀이를 유심히 보게 된다. 구슬치기, 공기놀이, 비행기접기, 오자미던지기 등을 하며 노는 것을 보고 있으면, 그 전에 우리나라 아이들의 놀이와 비슷한 것이 많아서 반갑기도 하고, 지금 한국에서는 이런 놀이를 하며 노는 아이들을 쉽게 볼 수 없다고 생각하니 아쉬운 마음도 들었다. 같은 놀이문화가 각자 자생하였는지, 아니면 한 쪽 혹은 제3의 지역에서 전파되었는지 궁금해지기도 한다. 물론 현지의 아이들이 가장 좋아하는 놀이는 단연 축구이다.
다른 이야기지만, 이 곳의 아이들은 살아가는 환경의 탓도 있겠지만 대체로 경제적인 면에서 조숙한 편이다. 어떤 때는 외국인이 세워 놓은 차 근처에 서 있다가는, 차를 지켜 주었다며 당당히 금전을 요구해 오기도 한다. 그 수작(!)이 귀여워서 껌이나 사탕을 준비했다가 주기도 했는데, 금전을 주는 일은 가능하면 삼가는 것이 좋을 것이다.
아이들의 반응
현지인들에게 동양인은 미지(?)의 대상이기 때문에 어디에서나 주목을 받지만, 특히 아이들에게는 더한 것이어서 다양한 상황에 접하게 된다. 길에서 마주치면 신기해 하면서 민망할 정도로 계속 쳐다보고, 지나간 다음에는 뒤돌아보면서까지 계속 보다가 돌부리에 걸려 넘어져 울 때도 있다.
또 다른 경우는, 빤히 보다가 같이 보면 눈을 내리깐다. 인사를 건네면 그제서야 안심하고 친하게 대해온다. 때로는 불안한(?) 마음을 떨쳐버리려는 듯이 머뭇거리며 악수를 청해와서, 손을 잡아주면 그제야 안도하는 표정을 짓기도 한다. 씩씩하게 인사를 하면서 먼저 악수를 청해 오기도 하는데, 또래 아이들에게 으스대고 싶은 마음도 한 몫 하는 듯 하다.
특히 지방의 시골이나 시내 외곽으로 갈수록 많이 볼 수 있는 모습은, 보자마자 엄마 뒤로 숨으며 우는 것이다. 블랑을 무서워하는 것인데, 전하는 말에 따르면 어른들이 아이들을 놀려주려고 블랑들이 아이들을 잡아먹는다고 말한다고 한다. 마치 예전에 우리 어른들의 나병 환자들이 아이들을 잡아먹는다고 했던 말과 비슷하게 느껴진다.
집에서 베란다를 통해서 아침에 학교로 가는 – 7시 반쯤이면 등교한다 – 아이들을 볼 수 있는데, 그 모습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괜히 즐거워진다. 대체로 씩씩한 모습인데, 아이들인지라 길을 따라 걸으면서도 찧고, 까불고, 뛰고 하는 모습이 귀엽다. 비가 올 때는 우의에 장화를 신은 모습도, 동생이나 친구와 손을 꼭 잡고 가는 모습도 눈에 잡히는 듯하다.
몽페베로 올라가는 길 옆의 망고나무가 많은 집을 자주 지나치는데, 아이들에게 한 번 사탕을 주었더니 다음부터는 먼 발치에서 보기만 해도 서로 불러모아서 인사해오기도 했다. 물론 사탕을 얻어먹으려는 얄팍한 수작(?)이지만 아이들의 행동은 언제나 귀엽다. 자기가 먹을 것뿐만 아니라 집에 있는 동생, 놀러 간 친구 이름까지 대가며 숫자를 제시할 때는 대견하게 느껴지기도 했다. 어떤 때는 아이들이 나오지 않는 때도 있는데 그럴 때는 오히려 허전한 마음도 들었다. 옷은 낡고 신발도 제대로 신지 못했지만 눈동자 만큼은 밤마다 마당에서 바라보았을 별 만큼이나 초롱했다.
대사관저 밀집지역 언덕 아랫집 아이들도 산책길에 자주 본다. 산책하면서 스트레칭하는 것을 옆에서 따라 하기도 하고, 긴 머리를 보고는 여자냐고 물어 오기도 했다. 길을 따라서 언덕을 넘어 갈 때면 뛰면서 따라오기도 하고 손을 흔들어 주기도 했다. 가끔 사탕도 주고 성탄절에는 과자를 준비했다가 선물하기도 했다. 남자 아이인 아마두는 현지의 아이들이 대체로 그렇듯이 볼록한 올챙이배를 가지고 있어 회충이 의심되었고, 치아 상태도 그리 좋지 못한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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