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食]/새우의 강

에피소드 1,2,3

그러한 2008. 7. 8. 13:13

 

에피소드 - 국적

우리가 아프리카 사람들을 보고 국적을 구별하기 힘들듯이 현지인들도 동양인들은 다 비슷하게 보인다고 한다. 아무래도 아시아하면 중국을 떠올리게 되기 때문에, 길에서 마주치면 처음에는 중국인으로 생각하고니홍(니하우)”이라고 인사한다. 그런데 어감이 좀 재미있다고 생각되는지 어떤 때는 약간 놀리는 듯한 어조일 때도 있다.

처음 교민들에게 그런 얘기를 듣고 나름대로 관찰해 보았는데 대다수는 인사로 건네는 경우가 많았다. 그런데 이것을 과민하게 받아들이는 교민들의 반응에 대해서 현지인들은 도리어 의아해 하는 것 같았다.

처음에는 일단 인사를 받고나는 중국인이 아니다.” 라고 일일이 응대했고 명백하게 놀리듯이 말하는 경우에는 화를 내기도 했지만, 시간이 좀 지나서는 그냥 대수롭지않게 받아들이고 같이 웃을 수 있게 되었다. 중국인이든 한국인이든 그게 그렇게 중요한 것인가 하는 생각도 들었던 듯하다. 어쨌든 현지인들은 같은 동양인이라도 일본인은 대우하는 편이고 중국인은 약간 무시하는 경향도 있다.

주말에 음푼디시장에 가면 입구에서 파인애플 등의 과일을 파는 젊은 남자들이 늘다나까라고 불렀다. 일본인들도 야운데에 많이 거주하고 있어서 아마 일본인으로 본 것 같은데, 한국인이라고 아무리 밝혀도 꼭 그렇게 부르는 것이다. 긴 머리 때문인지 필리핀, 베트남 등의 동남아인으로 오해를 받기도 했다. 초기에 숙소로 찾아 온 한 교민은, 한국말로한국사람 있어요?”라고 물어와서 당혹했던 기억이 있다. 나중에 물어 보니 필리핀 사람인 줄 알았다고 하는데, 그렇다면 어떻게 한국말로 물어 올 수가 있을까?

 

에피소드 - 월장

숙소에서는 밤에 가르댕이 출근해서 지키고 10 되면 대문을 잠근다. 처음에는 그런 사정을 몰랐던지라, H단원과 밖에서 저녁을 먹고 10 좀 지나서 집에 도착했다. 문은 잠겨 있고 아무리 두드려도 가르댕은 나오지 않아서, 하는 수 없이 대문을 타고 넘어 들어갔을 때에야 가르댕이 나와서 전후 사정을 들을 수 있었다. 경비회사의 본부가 집 바로 옆인데 하마터면 밤손님으로 오인될 번 했다.

 

에피소드 - 지갑 분실

한국에서도 가끔 지갑을 흘린 적이 있지만, 현지에서의 한 번 경험은 특히 기억에 남는다. 보통 토요일 오전에는 K박사님 부부와 급식활동을 하고 시장을 봐서 집으로 오는데, 어느날은 급하게 택시에서 내려 시장 본 것을 들고 숙소 계단을 오르다가 잼을 떨어뜨려 병이 깨졌다.

수습하느라 그 와중에 지갑을 흘린 것도 모르고, 현관에서 열쇠를 꺼내다가 지갑이 없는 것을 확인했다. 택시에 흘린 것이 아닌가 하고 급하게 뛰어 내려갔더니, 마침 가구를 나르던 청년이 계단에 떨어져 있었다며 지갑을 건네주었다. 너무 고맙기도 하고 긴장이 풀려서인지 그 당시에 얼마간 사례를 했는지는 잘 기억나지 않는다.

보통 현지인들은 정직하지 않다는 얘기를 많이 들은 터라, 이 사건은 현지인에 대한 선입견을 버리는 계기가 되었고 내 안에 있던 편견과 불신을 조금은 덜어내고 반성하는 시간을 갖게 해 주었다. 가끔 집에 지갑을 빠뜨리고 출근하는 경우도 있는데, 이런 때를 대비하여 가방에 넣어둔 2~3,000세파의 비상금으로 점심을 먹고 택시비로 활용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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