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28일(목) : 음발마요로
- 야운데(
네 시 반에 잠에서 깼는데, 배가 아파서 화장실에 두 번 다녀왔다. 잠시 쉬니까 괜찮아졌지만 씻는 것도 귀찮아진다. 바로 짐을 챙겨서 버스정류장으로 갔다. 차에 올라서보니 어제 같이 차를 타고 온 얼굴도 몇 보인다. 야운데까지 표를 끊었던 사람들인데 어제 차가 더 이상 가지않았다고 한다.
얼마있지 않아서 차가 움직인다. 지난번에 야운데에서 와봤던 길이어서 창 밖의 풍경이 낯설지 않다. 중간쯤에 있는 아요스에 도착해서 얼마간 쉬었다. 그 사이 50세파를 내야 하는 화장실에 다녀오고, 바나나도 50세파를 주고 샀다. 다시 출발해 12시 반쯤에는 야운데에 도착했다.
야운데에는 왔지만 여행은 끝나지 않았다. 평소에 근처에 있는 작은 마을인 음발마요를 둘러보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았는데, 이번이 아니면 더 이상 시간이 없을 것이니 내친 김에 가보기로 했다.
먼저 음발마요로 가는 차를 타는 곳인 스따시오느망Stationment까지 택시로 가야 하는데, 요금으로 500세파는 좀 비싼 것 같다. 그 곳에서 다시 500세파를 내고 버스를 타서, 한 시간 정도 후에 음발마요에 도착한다.
택시를 타고 미리 생각해 둔 숙소로 갔다. 창문으로 마당이 보이는 방에 짐을 풀고 프런트에서 4,000세파를 계산했다. 마침 들어서던 젊은 여자가 야운데에 산다고 하니 이것저것 물어보며 관심을 보인다. 아름다운 여인과 마주하는 일은 언제나 즐거운 일이다.
거리로 나와서 우선 오믈렛, 빵, 커피를 시켜 식사부터 했다. 야운데와 물가는 비슷한 수준이다. 길을 따라 이곳저곳 둘러보았다. 다른 곳과 별반 다를 바 없이 평범해보인다. 제법 큰 규모의 시장에서는 100세파를 내고 토마토도 한 봉지 샀다.
왜 이 곳을 와보고 싶어했을까 생각해보니, 언젠가 프랑스문화원에서 본 짧은 기록영화가 떠올랐다. 카톨릭 돈보스코회의 어떤 신부가, 이 곳 어느 마을에서 많은 사회활동을 하다가 얼마 전에 영면했다는 내용이었다. 그 곳에 가보려고 물어보니 아는 사람이 없다. 한참을 걷다가 어느 성당 앞에서 다시 물어보니, 그 곳은 한참 떨어진 다른 곳까지 가야 한다고 알려준다. 피곤하기도 하고 해도 지고있어서 그냥 숙소로 발길을 돌렸다.
방으로 돌아와서 씻고 잠시 쉬다가, 밖으로 나와 근처에 있는 식당으로 갔다. 내부에는 중간 크기의 스크린을 한두 개 설치하는 등 나름대로 내부장식에도 신경을 쓴 편이다. 생선요리에 감자튀김, 맥주를 주문했는데 그런대로 맛있다. 다른 곳에 비해서 가격은 조금 비싼 편이지만, 여행의 마지막 밤이니 감수할 만하다.
숙소로 와서 생각해보니, 여행은 사실상 오늘로서 끝이 났다. 내일은 카메룬에서의 일상이 기다리고 있는 야운데로 돌아가는 일만 남았다. 평소처럼, 일어나서 씻고 산책을 하고 식사를 하고 숙소를 나서 차를 타는 일을 반복하게 될 것이다. 여행이 일상이 되는 매일이다 보니, 매일의 일상이 여행이라는 생각이 불쑥 든다. 잠시 시집을 꺼내 읽다가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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