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잡성 과학의 연구 대상은 사람의 뇌나 생태계 같은 자연현상, 주식시장이나 세계 경제 같은 사회현상이다.
이들을 통틀어 복잡계라고 한다.
복잡계는 적어도 두 가지 면에서 공통점이 있다.
첫째,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요소가 수많은 방식으로 상호작용한다.
가령 사람 뇌는 수많은 신경세포들이 거미줄처럼 연결되어 있다.
주식시장은 수많은 투자자들로 들끓는다.
둘째, 복잡계는 환경의 변화에 수동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구성요소를 재조직하면서 능동적으로 적응한다.
사람 뇌는 끊임없이 신경세포의 회로망을 재구성하면서 경험을 통해 학습하고 환경에 적응한다.
복잡계는 단순한 구성요소가 상호간에 끊임없는 적응과 경쟁을 통해 질서와 혼돈이 균형을 이루는 경계면에서,
완전히 고정된 상태나 완전히 무질서한 상태에 빠지지 않고 항상 보다 높은 수준의 새로운 질서를 형성해낸다.
이를테면 단백질 분자는 생명체를 형성해낸다. 단백질 분자는 살아 있지 않지만 그들의 집합체인 생명은 살아 있다.
생명처럼 구성요소(단백질)가 개별적으로 갖지 못한 특성이나 행동이 구성요소를 함께 모아놓은 전체구조(유기체)에서
자발적으로 돌연히 출현하는 현상을 창발(Emergence)이라 한다.
창발성은 모든 복잡계가 보여주는 특성이다.
가령 흰개미들은 집을 지을 만한 지능이 없지만 그 집합체는 역할이 다른 개미들의 상호작용을 통해 거대한 탑을 세운다.
복잡계에서 하위수준(구성요소)에는 없는 특성이 상위수준(전체구조)에서 창발하는 것은
자기조직화(Self-organization) 능력 때문이다.
자기조직화의 가장 간단한 보기는 모래언덕이다. 모래를 한 번에 한 개씩 떨어뜨려 언덕을 만든다면
경사가 가파를수록 더욱 큰 사태가 일어나면서 많은 모래알이 아래로 흘러내릴 것이다.
위에서 떨어뜨리는 모래알과 아래로 흘러내리는 모래알이 평형을 이루는 임계상태가 되면 모래언덕은 더 이상 커지지 않는다.
모래언덕처럼 완전히 안정되지도 않고 완전히 무질서하지도 않은 상태에서 전체 모양을 유지하고 있는 것을 자기조직화라고 한다.
- 이인식(과학문화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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