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나누고 싶은 글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

그러한 2015. 1. 23. 14:25

 

 

내가 사흘 동안 볼 수 있다면(Three days to see)

 

- 헬렌켈러, '애틀랜틱 먼스리 1933년 3월호에 실린 글 -

 

 

첫째날, 나는 친절과 겸손과 우정으로 내삶을 가치있게 해준 설리번선생님을

찾아가 이제껏 손끝으로만 알던 그녀의 얼굴을 몇시간이고 물끄러미 바라보면서
그 모습을 내 마음 속에 깊이 간직해 두겠다. 그리곤 밖으로 나가 바람에 나풀거리는
아름다운 나뭇잎과 들꽃들 그리고 석양에 빛나는 노을을 보고 싶다.

 

둘째날, 먼동이 트면 밤이 낮으로 바뀌는 웅장한 기적을 보고 나서 서둘러
메트로폴리탄에 있는 박물관을 찾아가 하루종일 인간이 진화해 온 궤적을 눈으로
확인해 볼 것이다. 그리고 저녁에는 보석같은 밤하늘의 별들을 바라보면서 하루를
마무리하겠다.

 

셋째날에는 사람들이 일하며 살아가는 모습을 보기 위해 아침 일찍 큰 길에 나가
출근하는 사람들의 얼굴표정을 볼 것이다. 그러고 나서 오페라하우스와 영화관에 가
공연들을 보고 싶다. 그리고 저녁이 되면 네온사인이 반짝이는 쇼윈도에 진열되어
있는 아름다운 물건들을 보면서 집으로 돌아와 나를 사흘 동안만이라도 볼 수 있게
해주신 하나님께 감사의 기도를 드리고 다시 영원히 암흑의 세계로 돌아가겠다."

 

헬렌켈러가 그토록 보고자 소망했던 일들을 우리는 날마다 일상속에서 마주한다.
하지만 그것이 얼마나 놀라운 기적인지는 모른다. 아니 잊고 산다. 그래서 헬렌켈러는
이렇게 말했다. "내일이면 귀가 안들릴 사람처럼 새들의 지저귐을 들어 보라. 내일이면
냄새를 맡을 수 없는 사람처럼 꽃향기를 맡아보라. 내일이면 더이상 볼 수 없는 사람처럼
세상을 보라!"고. 내일이면 더 이상 할 수 없는 일임을 알게 되면 오늘 내가 할 수있는
일들이 얼마나 소중하고 놀라운 기적같은 일인지 깨달을 수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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