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K)/길 없는 대지

아름다움은 자신 속에

그러한 2008. 5. 13. 15:14

 

 

사랑과 아름다움을 구분할 수는 없다.

사랑이 없으면 어떠한 아름다움도 없으며,

이 양자는 불가분하게 서로 관계를 맺고 있다.

우리는 자기 정신의 두뇌적/이지적인 부분과 현명함만을 너무 지나치게 사용하고

의존해 왔기 때문에 그것들이 파괴적일 만큼 우세를 차지하고,

그 결과 사랑이라고 부를 수 있는 것을 손상시켜 버린 것이다.

 

애당초 그 나무의 그늘이 나무 그 자체가 아니듯이

사랑이라는 말 역시 그 실체가 아니다.

우리가 자신의 영리함이나 이지적인 교양의 높은 곳에서 내려와

반짝이는 물의 약동을 느끼고 신록의 아름다움을 느끼는 일이 없다면,

사랑이란 어떤 것인가를 결코 깨달을 수는 없을 것이다.

 

물론 자연을 신경질적으로 숭배해야 한다는 것은 아니지만,

자연과의 접촉을 잃는다는 것은 인간,

나아가서는 우리들 자신과의 접촉을 잃는다는 사실까지도 뜻하는 것은 아닐까?

우리는 사랑과 아름다움을 나 이외의 사람들이나 혹은 소유물 중에서 찾으려 하고,

그러한 것이 사랑 그 자체보다도 훨씬 중요시되고 있는 것이다.

소유는 쾌락과 다름없는 것이고,

우리는 쾌락에 집착하고 있으므로 사랑을 순수하게 받아들이려 하지 않는 것이다.

 

아름다움은 우리들 자신 속에 있고,

그것은 반드시 우리 자신 주위의 사물 중에 있다는 말이 아니다.

우리 주위의 사물이 보다 중요해지고 그러한 것들에 아름다움을 부여하는 데 따라

우리들 자신 속의 아름다움이 줄어져가는 것이다.

그리고 세상이 더욱더 폭력적이고 물질적으로 되어가는데 따라

박물관의 진열장을 비롯한 소유물이 우리 자신의 알몸을 가리고

우리의 공허함을 채우기 위해 필요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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