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K)/길 없는 대지

한 눈으로의 투시

그러한 2008. 5. 13. 15:12

 

 

명상은 침묵이다.
우리는 결론이나 지식, 혹은 의도를 묶은 의지로부터 행위로 향한다.
이것은 불가피하게 있는 그대로의 것과
있어야 할 장래의 모습, 또는 이미 일어난 것 사이의 모순으로 끝난다.
지식이라고 일컬어지고 있는 이 과거로부터 발생하는 행위는 기계적인 것이며,
조정이나 수정은 할 수 있어도 결국은 과거에 뿌리박고 있는 것이다.
현재는 항상 과거의 그늘에 휩싸여 있다.

관계에 있어서의 그와 같은 행위는 이미지, 표상, 결론의 소산이고,
그렇게 되면 관계는 과거의 일이고 기억에 불과하며,
따라서 살아있는 것이 아니다.
이 웅성거림, 혼란, 모순, 갈등에서 갖가지 활동이 전개되고,
갖가지 형태의 문화, 집단, 사회제도 혹은 종교적 교의로 굳어져 가는 것이다.
이 끝없는 잡음 속에서 새로운 사회질서에로의 혁명이
마치 진실로 새로운 것 같은 양상을 띠고 나타나게 되는데,
그것은 실제로는 이미 알려진 것에서 알려진 것으로의 이행에 불과하기 때문에
조금도 근본적 변화라고는 할 수 없다.

이미 알려져 있는 사실을 부정했을 때 비로소 변화가 가능해진다.
그때 행위는 어떠한 패턴에 따른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스스로를 갱신해 나가고 있는 영지(英智)에서 우러나온다.
영지는 식별, 판단 혹은 비판적 평가를 가하거나 하는 작용이 아니다.
그것은 사물을 있는 그대로 보는 것이다.
있는 그대로의 현실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고,
그 때문에 본다는 행위가 과거에 붙박혀 있으면
본다는 행위가 내뿜는 영지의 빛은 꺼져 버린다.
그렇게 되면 행위는 영지의 깨달음이 아니라 기억의 중압을 받고 행하는 대로 되어버린다.

명상은 이들 모든 것을 한눈으로 투시하는 것이다.
그와 같이 티없이 보기 위해서는 침묵이 없으면 안 되고,
그 침묵에서 사고가 갖가지 활동과는 전혀 다른 행위가 탄생한다.

 

'크리슈나무르티(K) > 길 없는 대지' 카테고리의 다른 글

끊임없는 변화  (0) 2008.05.13
생의 전체인 것  (0) 2008.05.13
완전한 침묵 속에서  (0) 2008.05.13
시간에의 초월  (0) 2008.05.13
시간으로부터의 자유  (0) 2008.05.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