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련기간 중의 일상생활
아침 6시경에 일어나서 세수하고 잠깐 동네를 산책한다. 7시경에 아침을 먹고, 훈련기간 중에만 빌려서 사용중인 K박사님의 승용차를 이용해서 어학원으로 간다. 운전도 못하지만 규정상으로도 할 수 없게 되어 있어 운전사인 아우두 씨가 수고해 주었다.
보통 오후 2시경부터 그 날의 일정에 따라 오후 일과를 시작한다. 주로 현지생활을 위한 필수 장소인 시장, 가게, 전화국, 관공서 등 여러 곳을 방문해서 이용해 본다. 이 곳의 문화와 지리를 익히기 위해서 야운데 1, 2대학교, 고등기술학교인 폴리테크닉, 박물관, 공원 등도 둘러보았다. 물론 기후나 지리적으로 무척 다른 곳에서의 신체×생리적인 적응을 위해서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고 빨래도 빼놓을 수 없는 고려 사항이다.
보통 오후 대여섯 시쯤에는 집으로 와서 약간의 운동을 한 후에, 오후 7시경에 저녁식사 후 잠시 쉬다가 8시경에는 현지어를 복습한다. 9시경에 씻고 책을 보든가 하면서 쉬다가 잠시 하루를 돌아 본 후, 11시경에 잠자리에 들었다.
매주 수요일 저녁은 K박사님 댁에서 식사하면서, 관련사항 등을 전달 받고 한 주 동안 지낸 일에 대해서 얘기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주말에는 조금 늦게 일어나서 밀린 빨래나 집안 정리를 한다. 여가 선용을 위해서 가까이 있는 야산인 몽페베Mont Fébé를 오르거나 영화 감상을 하곤 했다.
쉬는 날 중에 하루는 앞으로 근무하게 될 외무부까지 걸어서 가보았는데, 30분 정도 걸리니까 먼 거리는 아니지만 매연이 심해서 걸어서 다니기에 그리 쾌적하지는 않았다. 걸어서 출퇴근할까 생각도 했었는데 일단은 유보하기로 했다.
활동기관 방문
외무부와 H단원의 근무지인 교육부를 방문해서 미리 인사도 해두었다. 현지어 수업이 없는 오후 시간을 이용할 수밖에 없는 입장인데, 주로 오전에 외부접견을 받는 이 곳 정부부처의 관례 때문에 시간을 조정하는 일이 쉽지만은 않았다.
우선 현지지원요원과 함께 영사관을 방문해서 명예영사인 다보 씨를 접견했다. 한국기업과 무역을 오래 한 인연으로 명예영사까지 맡고있다고 한다. 현재 카메룬에는 우리 대사관이 없고 나이지리아 대사가 겸임하고 있어서, 현지인 명예영사의 협조가 절대적으로 중요한 실정이다. 외무부에는 명예영사와 같이 방문하기로 했다.
외무부(MINREX, Ministère des Relations Extérieures)는 아담한 규모의 건물이 편안하게 느껴지는 곳이었다. 내부 구조는 다소 특이해서, 맨 끝에 있는 사무실까지 가는 길이 마치 미로를 헤쳐가는 듯 했다. 앞으로 같이 근무하게 될 직원인 모리스 씨는 차분하고 믿음직스럽게 보였다.
교육부에서는 담당과장이 음료수를 대접해주기도 했다. 다소 과장된 몸짓과 어투로 열심히 이것저것 일러주는 모습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며칠 지나서 차관도 접견했는데, 고위관료로서의 지적인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인물이었다. 실제로 이 곳의 사회지도층 중에는 유럽의 유수한 학교에서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들을 많이 볼 수 있다.
한인회 총회 참가 : 1999년 8월 14 ~ 15일
광복절에 맞춰서 한인회 총회가 카메룬의 서남쪽에 위치한 해변도시인 크리비Kribi에서 개최되었다. 대부분의 교민들을 만나서 인사드릴 수 있는 기회이니 꼭 다녀오라는 현지지원요원의 당부가 아니더라도, 여행을 떠날 수 있는 기회이니 만큼 마다할 이유가 없다.
크리비는 야운데에서는 3시간 조금 더 걸리고 두알라에서는 2시간이면 갈 수 있는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위치하고 있는데, 하얀 모래가 펼쳐진 아름다운 해변으로 인해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찾는 휴양 도시이다.
K박사님이 한인회 이사이신 김 사장님의 차편을 미리 부탁해두셔서 가는 길은 편하게 움직일 수 있었다. 서둘러 출발해서인지 다른 분들이 아직 도착하지 않아, 호텔에 짐을 풀고 거리로 나가서 시간을 보내기로 했다. 동네의 작은 시장을 둘러보고 해변으로 나가서 낚시 하는 모습을 구경하다가 낙조도 지켜 보았다.
늦게 시작한데다 길게 이어진 회의 탓으로,
다음날은, 전 날 다들 늦게까지 무리해서인지 오전시간을 아무 일정도 없이 흘려보내고 점심식사 후에 바로 행사를 마감했다. 잠시 짬을 내서 해변을 산책하며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지만, 물 속에 몸을 담그지도 못하고 그냥 떠난다는 것이 조금은 아쉬웠다. 앞으로 남은 날이 많은 만큼 다시 찾을 기회가 있을 것으로 위로하는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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