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부 일상의 단면, 그리고 단상
카메룬에서 지내면서 생활주변에서 겪게 되는 일들과 나름대로의 생각을 짧은 글들로 정리해 보았다. 주로 활동지인 야운데에 관한 내용이 많은데, 그 외 다른 지역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문화인류학자들은 짧게는 일 년, 길게는 그 이상의 기간을 한 지역으로 가서 현지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그 곳의 문화를 가까운 데서 들여다보고 세세히 기록한 민족지를 쓴다고 한다. 모든 사람들이 학자가 될 필요는 없겠지만 그런 인류학적인 태도는 누구라도 발휘할 수 있을 것이다.
가격 흥정
물건을 살 때는 많은 요령이 필요하다. 현지인들은 특히 외국인에 대해서 바가지요금을 씌우려 한다는 것을 많이 들어왔고 또 겪었다. 기본적으로 처음 제시하는 금액의 1/3 이하가 원래 가격으로 보아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고, 실제로 그런 생각을 가지고 흥정을 하면 대체로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물건을 살 수 있는 것 같다.
현지인들이 많이 속이려 든다는 평판을 받고있고 실제로 그런 경향이 있는 것 같지만, 그런 상황에서도 순진한 일면을 금방 확인할 수 있다. 한 번 마음을 들키고 나면 그 다음부터는 오히려 부담스러울 정도로 더 잘해주려는 경향을 보이는 것이다.
가르댕 - Gardien
주요건물, 저택, 아파트 등에는 경비회사를 통하거나 개인적으로 고용한 경비원을 꼭 두는 편인데, 이들을 가르댕이라고 한다. 현지에 머물 당시에만 해도, 상황이 많이 좋아졌다고는 하지만 고용하는 측에서는 그들을 전적으로 신뢰하지 못하는 것 같았다. 나름대로 내부사정을 잘 알고 있기 때문에 혹시라도 마음을 잘못 먹는 경우에는 오히려 치명적인 피해를 줄 수 있기 때문인 것 같다.
여러 개 있는 경비회사 중에서 가장 규모가 큰 곳은 아프리카시큐리티(Africa Security) 라는 곳이다. 지역별로 본부가 있는데, 야운데본부가 숙소 바로 옆에 있었다. 주로 20대의 건장한 청년들이 앞마당에서 훈련을 하기도 하고 야운데회의장이나 시내 여러 곳으로 구보를 하면서 체력을 단련하기도 한다. 자주 마주치다 보니 그 중에 어떤 사람들과는 인사도 나눌 정도가 되었는데, 어떤 때는 출근시간에 택시를 잡아주는 등 과잉친절(!)을 표시하는 경우도 있었다.
가스
아직까지도 많은 가정에서는 장작을 때서 음식을 만들지만, 가스를 이용하는 가정도 점차 늘어나는 추세에 있다. 보통 LPG를 사용하는데 주유소나 일부 도매점에서부터 거리에서 몇 개씩 두고 파는 소매상까지 다양한 판매망을 볼 수 있다.
가격은 일률적이지 않아서 수급상황이나 파는 곳 등에 따라 차이가 있으며, 보통은 한 통에 4,000~5,000세파를 지불해야 한다. 다 쓴 통은 가게로 가져가서 채워진 다른 통으로 바꿔오면서 가스 값만 지불하면 되는데, 어떤 경우는 반 정도만 채워서 파는 악덕상인도 있다고 들었지만 경험한 바는 없다.
아무렇지도 않게 택시트렁크에 싣고 다니는 모습을 보고 있으면 아찔한 생각도 드는데, 먼 곳에서 사오는 경우는 어쩔 수 없이 그렇게 할 수 밖에 없다. 가능하면 간단히 음식을 해 먹는 편이어서 4~6개월에 한 번씩 바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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