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1년 6월 24일(일) : 가루아로
- 가루아(
여섯시에 자리에서 일어났다. 자기 전에 약을 먹어서인지 몸은 좀 괜찮아진 것 같다. 산책도 할 겸 어제와는 반대쪽을 둘러보려고 밖으로 나왔다.
외곽으로 한참을 걸어가니 일종의 가죽제조단지가 있어서 들러보았다. 동물의 벗긴 가죽을 1차로 무두질하는 곳인데, 웅덩이에 물을 담아서 씻는 작업 등의 여러 수작업공정을 거치고 있었다. 한 쪽에는 처리한 가죽을 말리는 곳도 있고, 다른 쪽에는 폐기물을 소각하는지 야릇한 냄새를 피워올리고 있다. 주변지역 토양이 검은 색을 띠고 있는데 오염된 것이 아닌가 싶다.
숙소로 돌아와서 오믈렛, 빵, 커피로 아침식사를 끝냈다. 맛도 있고 700세파니까 그리 비싼 편도 아니다.
시내 중심에 있는 숙소까지는 모터사이클을 타고 갔다. 방은 한 평 정도 되는 넓이인데, 침대와 벽에 달린 선풍기 외에는 아무 것도 없다. 문과 창이 모두 철제로 된 것이어서 답답하게 느껴지고 무척 덥다. 욕실이나 화장실은 밖에 하나 있는 것을 공동으로 이용하게 되어있다. 좀 불편하지만 하룻밤 지내는 것이니 참을 만했고, 요금이 2,000세파이니 여행경비도 아낄 수 있다.
콜라를 한 병 사서 마시며 잠시 쉬다가, 2시쯤에는 거리로 나섰다. 북부지방에서 마루아 다음으로 큰 도시인 만큼 차와 사람들로 붐비고 있다. 고등학교, 검찰청, 아프리카중앙은행 등을 지나쳤다. 제법 큰 규모의 병원을 둘러보고 조금 더 걸어가니 가톨릭교회가 높이 서있다.
저녁을 먹으러 시장 근처의 작은 식당으로 갔다. 다른 사람이 먹고있는 음식이 맛있게 보여서 주문하고 보니 간을 요리한 것이었다. 비위에 맞지 않아서 같이 나온 감자튀김만 먹었더니 그것만 계산해준다. 대신 망고주스를 한 잔 주문했다. 우유, 망고, 얼음, 시럽을 믹서에 갈아서 내놓은 것인데 무척 맛있고 배도 부르다.
생수를 사야겠는데 어디에서도 살 수가 없다. 지나가다가 물을 판다고 써있는 가게에 들어서니, 비닐봉지에 물을 담아서 50세파에 팔고있다. 여행할 때는 물을 잘 가려서 먹어야 하기때문에 망설이고 있으니까, 주인이 벽에 붙어 있는 검사표를 보여주며 안심하고 먹으라고 한다. 당장 먹을 물도 없고 해서 우선 하나를 샀다. 이 곳의 작은 회사에서 만든 것인데, 나중에 들으니 가루아는 지형적으로 수질이 좋아서 수돗물을 그냥 먹어도 괜찮다고 한다.
숙소 앞에서 닭다리를 파는 행상아주머니가 보인다. 하나 사먹어보니 보기와는 다르게 무척 맛이 있다. 아마 훈제한 것 같은데, 다른 곳에서 먹어본 불에 구운 것과는 무척 다른 맛이다.
방으로 와서 쉬면서 일정을 점검해 보았다. 내일 은가운데레로 가서 야운데행 기차를 타면 되니까 여행도 거의 끝난 셈이다. 선풍기를 계속 틀어 두어도 방의 열기는 좀처럼 식지 않는다. 공기도 탁해서 환기를 시키고 나니 좀 낫다. 모기를 쫓다가 10시쯤에 잠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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