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슈나무르티(K)/K 글모음

시간, 슬픔, 죽음에 대한 탐구(4)

그러한 2008. 7. 31. 14:27

 

시간, 슬픔, 죽음에 대한 탐구(4)

 

슬픔을 이해하려면 시간과 생각을 먼저 이해해야 한다. 모든 도피에 대해, 모든 자기 연민에 대해, 모든 언어화에 대해 선택 없이 자각해야 한다. 그래야 이해되어야 할 대상 앞에서 마음이 완전히 평온해진다. 그 때 관찰자와 관찰 대상 사이에는 구분이 없다. 슬픔 안에 있거나 그 슬픔을 바라보는 것은 그대도 아니고 관찰자도 생각하는 사람도 아니다.
거기에는 오직 슬픔이라는 상태만 있을 뿐이다. 나누어지지 않은 완전한 슬픔이라는 그 샹태가 필요하다.
그대가 관찰자로서 슬픔을 바라보면 갈등을 만들어내기 때문이며, 그 갈등은 마음을 둔하게 만들고 에너지를 분산시켜서 결국 주의를 기울일 수 없게 한다.

마음이 시간과 생각의 본질을 이해할 때, 그리고 마음이 자기연민, 감상,감정 표출이나 그 밖에 모든 것들을 뿌리채 뽑아버릴 때, 이 모든 복잡한 것들을 만들어 낸 생각이 끝나며 거기에는 시간이 없다. 그러면 그대는 슬픔이라 부르는 그것과 직접 내밀하게 접촉할 수 있다.

슬픔으로부터의 도피와 그것으로부터 달아나고 싶고 그것을 해결하고 싶고 숭배하고 싶은 욕구가 있어야만 슬픔은 유지된다.

그러나 마음이 슬픔과 직접 접촉하고 나면 슬픔에 관해서는 완전히 침묵하기 때문에 그런 도피나 욕구가 전혀 없으며, 그 때는 마음이 조금도 슬프지 않다. 그 순간 마음은 슬픔이라는 사실과 완전히 접촉하고 있으며, 그 사실 자체가 슬픔을 만들어 내는 것인 시간과 생각을 없앤다.
따라서 슬픔은 거기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