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쉼-息]/밑줄 긋기

유전하는 것, 두려움 없이 만나고 버리는 일

그러한 2011. 10. 26. 18:13

 

유전(流轉)하는 것. 흘러서 변화하는 도중에 있는 일.

무상하다는 말이 그런 뜻이라고 합니다.

눈앞에 보이는 모든 것이 실상이 아니라는 말씀입니다.

 

하지만, 세상을 그렇게 보아서는 허황합니다.

공적(空寂)의 무거운 솜이불을 쓰고 한여름 보내야 합니다.

들어설 때 선뜻 들어서고 나올 때 성큼 나와야 합니다.

밥을 숟가락에 떠서 입에 넣듯이 해야 합니다.

문 밖에서 머뭇거리면 자빠지는 일만 남습니다.

깊이 사귀되 빠지지 않고

조심스럽되 거칠 것 없는

그런 걸음으로

사람도 만나고 세상도 살아야 합니다.

 

 

이철수, <소리하나>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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