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앎-識]/on 명상

존재하지 말라. 사라져라. 자기를 비우라.

그러한 2008. 4. 29. 13:36

 

한 사람이 배를 타고 가다가 빈 배가 그의 작은 배와 부딪치면

비록 나쁜 기질의 사람일지라도 그는 화내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배 안에 사람이 있으면 그는 피하라고 소리칠 것이다.

그래도 듣지 못하면 다시 소리칠 것이고, 마침내는 욕을 퍼붓기 시작할 것이다.

이 모든 일은 그 배 안에 누군가 있기 때문에 일어난다.

그러나 그 배가 비어 있다면, 그는 소리치지 않을 것이고 화내지 않을 것이다.

세상의 강을 건너는 그대 자신의 배를 빈 배로 만들 수 있다면,

아무도 그대와 맞서지 않을 것이다. 아무도 그대를 상처 입히려 하지 않을 것이다.

그대의 배가 비어 있는데도 사람들이 화를 낸다면 그들이 어리석은 것이다.

배가 비어 있다면 그대는 다른 이들이 화내는 것을 즐길 수 있다.

함께 화낼 사람이 그곳에 없기 때문이다. 텅 빈 공간이 되라. 사람들이 지나가게 하라.

장자의 이 ‘빈 배’의 비유는 진실로 아름답다.

그대가 너무 많기 때문에, 그대가 너무 완강하게 그곳에 있기 때문에,

너무 단단해서 뚫고 지나갈 수 없기 때문에 사람들은 화를 낸다.

그대가 너무 많이 있다면 어느 곳에서나 충돌이 일어날 것이다.

싸움과 다툼, 논쟁과 폭력이 일어난다. 갈등은 계속된다.

문제는 그대가 자신으로 너무 많이 채워져 있는 것이다.

이것이 도의 세계와 다른 종교들의 차이점이다. 다른 종교들은 말한다.
“선하라. 선하게 행동하면 아무도 그대에게 화를 내지 않는다.”
하지만 도는 말한다.

“존재하지 말라. 사라져라. 자기를 비우라.”

 

 

- 오쇼 라즈니쉬

 


~ 류시화 번역, <삶의 길 흰구름의 길> 에서